[대구일보] 의사가 만든 AI 진단 솔루션…"CT 촬영만으로 암 발생 예측"
2024. 11. 21.
바이오링크 홍정호 대표 인터뷰
"아시아의 '존슨앤드존슨' 되겠다"

“5년 뒤에는 암이 발생할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중증질환 예후 및 예측을 중심으로 AI 의료 솔루션을 개발하는 바이오링크 홍정호 대표는 대구 달서구 첨단산업센터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이같이 말했다.
국내외에서 AI를 활용한 진단기술을 선보이는 기업이 많지만, 바이오링크는 현직 신경과 의사가 창업한 기업이란 점에서 차별화된다. 2022년 계명대 동산의료원 ICT총괄사업단장을 맡고 있던 홍정호 대표와 동료 교수들이 뜻을 모아 설립한 바이오링크는 의료현장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문제 해결을 목표로 한다.
회사 이름인 ‘바이오링크(BIOLINK)’는 ‘생명’을 뜻하는 ‘바이오(BIO)’와 ‘연결’을 의미하는 ‘링크(LINK)’를 결합해 지어졌다. AI와 의료를 잇는 가교 역할을 통해 혁신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담았다는 것이 홍 대표의 설명이다.
바이오링크는 중증질환의 예후와 예측에 중점을 둔 제품으로, 업계 내에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뇌졸중 환자의 신경학적 악화를 조기 예측하는 ‘뉴로캐스트(NeuroCast)’와 폐암 발생 위험을 분석하는 ‘루카캐스트(LucaCast)’가 대표적이다.
뉴로캐스트는 뇌졸중 환자의 신경학적 악화를 사전에 예측해 의료진의 빠른 대처를 돕는다. 루카캐스트는 흉부 CT 영상을 AI로 분석해 향후 5년 이내 폐암 발생 위험을 예측함으로써 예방적 조치가 가능하도록 한다.
홍정호 대표는 “해당 솔루션은 단순한 진단을 넘어 예방과 장기적인 건강관리를 가능하게 한다”며 “다양한 임상 데이터를 최적화해 모델의 정확도와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솔루션을 개발하는 데는 데이터와 이를 오류 없이 해석하는 능력이 필수인데, 의사인 홍 대표는 수많은 임상 데이터에 접근한 경험을 살려 이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한 바이오링크는 이후 B, C 라운드로 확대하기 위해 솔루션 성능 입증과 상용화된 제품의 병원 적용사례 확보를 과제로 남겨두고 있다. 현재 식약처 임상시험 4건을 준비 중이며, 성공적인 결과를 기반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입지를 다질 계획이다.
연구개발 인력과 데이터 인프라를 강화하는 것도 주요 전략 중 하나다. 홍 대표는 “안정적인 솔루션 공급체계를 구축해 글로벌 의료시장에서도 신뢰받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시장 진출도 준비 중이다. 내년 미국지사 설립을 시작으로, 현지 주요 병원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초기 적용사례를 확보할 예정이다. 또한 FDA 인증 절차를 진행하고, 미국 의료환경에 최적화된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 6월에는 텍사스대학교 휴스턴 보건과학센터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의료 AI 연구와 임상시험을 공동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홍 대표는 “현지 의료진의 피드백을 적극 수용함으로써 미국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링크는 아시아의 ‘존슨앤드존슨(Johnson & Johnson)’이나 ‘필립스(Philips)’가 되는 게 목표다. 존슨앤드존슨의 경우 제약회사로 시작했으나, 최근 엔비디아와 손을 잡고 수술용 AI 앱 개발에 나서고 있다. 바이오링크 역시 이들 기업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접근을 시도하면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의료 인공지능 솔루션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구상이다.
홍 대표는 “AI 기반 중증질환 예후·예측 분야의 선두주자로 자리잡겠다”며 “바이오링크는 예측 가능한 의료서비스를 통해 의료비 절감과 중증환자 관리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 앞장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바이오링크는 지난달 대구시가 개최한 ‘2024 미래혁신기술박람회(FIX 2024)’에서 ‘FIX 2024 이노베이션 어워즈’ 혁신상을 수상하며 존재감을 드러낸 바 있다. FIX 2024 이노베이션 어워즈는 ABB 분야에서 혁신성과 기술성이 뛰어난 기업에 수여하는 상이다.
박건도 기자 gundokki@idaegu.com